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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상 이야기

레오 14세, 미국 출신 첫 교황의 이름에 담긴 뜻은?

by 하루 서랍 2025. 5. 10.

미국 출신 첫 교황, “레오 14세”

2025년 5월 8일, 미국 출신 최초의 교황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가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었고, 교황명으로 “레오 14세”를 선택했다.

교황의 이름은 누가 정할까?

종교가 없지만 교황 관련 뉴스를 접하며 문득 궁금해졌다. 교황의 이름은 누가 정하는 걸까?

 

알아보니, 교황의 이름은 스스로 정한다. 전통적으로 새 교황은 자신이 존경하는 교황이나 성인의 이름을 따르거나, 어떤 의미를 담고자 이름을 선택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이들의 벗”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렇다면 레오 14세는 어떤 인물을 떠올리며 이 이름을 택했을까?

“레오”라는 이름의 의미

“레오”라는 이름을 사용한 교황은 지금까지 13명이다. 그중에서도 두 명이 이번 이름 선택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What's in a name? Pope Leo XIV's choice signals a commitment to social justice

Pope Leo XIV's choice of name signals a commitment to social justice, very much in line with the late Pope Francis’ global ministry.

apnews.com

레오 13세 (1878~1903)

레오 13세는 가톨릭 교회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사회 정의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한 첫 교황이다. 1891년 발표한 회칙 『Rerum Novarum』에서 노동환경, 빈곤, 정의로운 사회 질서 등을 다루었고, 이는 현대 가톨릭 사회교리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레오 14세는 이런 사회 정의의 정신을 오늘날 다시 되살리고 싶다는 뜻에서 그 이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레오 1세 (440~461) – ‘레오 대교황’

더 거슬러 올라가면, 훈족의 왕 아틸라를 외교로 막아낸 강력한 리더, 레오 1세도 있다. 그는 가톨릭 교리 체계를 세운 인물 중 한 명으로, 교회 지도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즉, 레오 14세는 이 이름에 정의와 리더십 두 가지 정신을 담은 것이다.

앞으로 교회를 어떻게 이끌까?

가톨릭에서는 "사목(司牧) 방향"이라고 부른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말을 아래처럼 바꿔볼 수 있다.

앞으로 교황이 어떤 식으로 교회를 이끌고, 어떤 문제에 집중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

 

레오 14세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밝히고 있다.

  •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오랫동안 페루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낸 그는, 소외된 이들을 먼저 돌보는 교회를 강조한다.
  • 현대 사회에 대한 응답
    첫 미사에서 그는 “사람들이 기술, 돈, 성공만을 좇는 사회”를 우려하며, 교회는 그 속에서 따뜻한 빛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교회
    교황 프란치스코의 정신을 이어 받아,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교회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요약

  • 이름 선택 이유: 레오 13세의 사회 정의와 레오 1세의 지도력을 계승
  • 사목 방향: 사회 정의, 교회 개혁, 포용적 신앙 공동체
  • 배경: 미국 출신 첫 교황,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 페루 선교 경험

레오 14세의 이름과 초기 행보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교황의 면모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있었던 "레오(Leo)" 교황들

레오 1세 (재위: 440–461) – 성(聖) 레오 대교황

  • 첫 번째 레오 교황이며, “대(大, the Great)”라는 칭호를 받은 첫 교황
  • 카톨릭 교리 정립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
  • 훈족의 왕 아틸라와의 담판으로 로마 약탈을 막은 일화로 유명
  • 초기 교회 교리를 세운 ‘교부’ 중 한 명

레오 2세 (재위: 682–683)

  • 재위 기간이 짧음
  • 제3차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680–681)에서 단의설(예수의 의지가 하나라는 주장)을 이단으로 선언한 결정을 지지

레오 3세 (재위: 795–816)

  • 800년, 서로마 황제 칭호를 샤를마뉴에게 수여
  • 교황권과 황제권 관계 형성에 중세 유럽 역사상 큰 영향을 미침

레오 4세 (재위: 847–855)

  • 사라센 해적의 침입에 대비해 레오 성벽(Leonine Wall)을 건설
  • 바티칸 언덕 방어로 로마 교회의 자주성 강화

레오 5세 (재위: 903)

  • 재위 한 달 미만, 반대파에 의해 곧바로 폐위됨

레오 6세 (재위: 928–929)

  • 짧은 재위, 남은 기록도 거의 없음

레오 7세 (재위: 936–939)

  • 독일의 오토 대왕과 관계를 맺으며 신성로마제국 성립의 기반 마련

레오 8세 (재위: 963–965)

  • 논란 많은 교황으로, 일부에서는 불법적인 선출로 간주
  • 교황직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을 상징

레오 9세 (재위: 1049–1054) – 성(聖) 레오

  •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분열(1054년 대분열) 당시 교황
  • 교회 개혁과 성직 매매 반대 운동(반시몬니아 운동) 주도

레오 10세 (재위: 1513–1521)

  • 메디치 가문 출신,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교황
  • 1517년 마르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발표 당시 교황으로, 종교개혁의 출발점에 위치

레오 11세 (재위: 1605)

  • 재위 27일로 매우 짧은 임기

레오 12세 (재위: 1823–1829)

  • 전통주의적 성향
  • 계몽주의 사상에 강한 반대

레오 13세 (재위: 1878–1903)

  • 회칙 『Rerum Novarum』(1891) 발표
  • 가톨릭 사회교리의 기초를 마련한 교황
  • 현대 가톨릭 교리에 중대한 방향을 제시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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